평창직업한옥학교 죽음의 서까래
저희가 지을 한옥은 2평주 5량 2칸 맞배지붕구조의 한옥을 지어요.
7.5평짜리 한옥이죠.
한옥은 모듈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인원에 따라 10평 짜리를 만들 수 있어요.
저희 기수는 인원이 적어 7.5평짜리 한옥을 지어요.
전에 배치되어 있던 작업대들을 치우고 우마를 배치하여
본격적으로 한옥에 지을 자재를 준비했어요.
그 첫 번째 자재가 서까래이죠.


먼저 만들어야 하는 자재를 모두 적어보자면
서까래 88개
기둥 8개
대보 3개
주심도리 4개
주심장혀 4개
보아지 6개
종보 3개
중장혀 4개
중도리 4개
동자주 6개
판대공 3개
종도리 2개
종장혀 2개
적심도리 2개
박공 4개
목기연 32개
상인방 4개
중인방 4개
하인방 4개
순서로 작업을 진행해요.
먼저 서까래부터 옮겨야 해요
날이 그나마 좋은 날을 골라서 옮겼어요.
아래 사진과 같은 작업을
'목도'라고 해요.
스쿼트랑 비슷해서 목뒤에 굳은살이 생겼어요.



야외에서 방치되거나 버리는 자재인 줄 알았는데
그걸 저희가 사용한다니 당황스러웠어요.
원래 원목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빛, 비, 눈에 노출되지 않으며
습기가 생기지 않게 원목 아래에 각재를 두고
통풍이 잘 되게 해야 하고
교차 방식으로 쌓거나 다시 각재로 받쳐서 보관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청(곰팡이)이 생기죠.

목도를 해서 가져온 나무를 먼저
'각칼' 또는 '자귀'라는 공구들을 사용해서
나무의 수피를 제거해 주어야 해요.
저 상태로 체인톱이나 전동 대패를 사용할 경우
수피 사이에 껴있는 돌이나 이물질이
튕겨져나가 다치게 하거나
대패날이 상하기 때문이죠.


수피 제거 후에 튀어나와 있는 가지 부분을
대패가 지나갈 수 있게 체인톱 또는 홈 대패로 제거해 줘요.


튀어나온 가지 부분을 정리했다면
끝 부분이 지저분해서 먹금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먹금이 잘 보이게 원구와 말구 부분을
톱으로 잘라줬어요.

원구와 말구 부분을 정확히 구분하고
등과 배를 구분하여
다림추를 이용해서 십방먹을 그어주고
등에 화살표 모양으로 크게 표시해 줘요.
등 쪽에는 먹줄로 표시를 해주고요.




크게 파인 곳이나 흠 등을 피해서
원구와 말구에
5치 원 판을 이용해서 그려줘요.

표시가 끝났다면 5인치 전동 대패로
5치를 원형 서까래를 만들어 줘요.
88개요.

이렇게 긴 서까래를 '장연'이라고 부르고
원구 방향에서 4치에 만나는 부재가 있어서
원구 방향에서 말구 방향으로
4치는 5치 5푼으로 맞춰서 대패질해요.
5치에서 서서히 5치5푼이 되게 끔 해줘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연필깎듯이 대패질 해줘야 해요.

장연은 지붕의 아래쪽에 설치되며
장연은 등이 아래로
배가 위를 보게 해요.

반면 짧은 서까래도 있는데
'단연' 또는 '동연'이라고 불러요.
단연은 지붕의 위쪽에 설치되며
장연과 반대로 등이 위로
배가 아래를 보게 해요.
이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서까래는 한옥에 사는 사람이 보이는 부재이기에
장연은 등 쪽 단연은 배 쪽에
청(곰팡이)이나 할렬(갈라짐)이 있는 경우
청이나 할렬이 없는 쪽으로
뒤집어서 설치하기도 해요.
전동 대패질이 끝났다면
손대패로 각이 없는 완전한 원형으로 만들어 주면!
서까래 1개 완성..
지금 한달째 죽음의 서까래만 하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전통방식의 길이 단위와
원구, 말구가 무엇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blog.naver.com/thecarpenterz/223656302069